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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생에는 그 세계로 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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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소설
작가박다빈
출판형태종이책
인쇄컬러표지-컬러, 내지-흑백
판형46판
출판사부크크
ISBN일반판매용
출판일2018.06.04
총 상품 금액 9,500

저자 소개

· 박다빈
의미 있는 글에는 가치가 있습니다. 그 가치는 여러 가지 일을 합니다. 정성 들인 글을 쓰며, 그 여러 가지 일을 부지런히 하고자 합니다. 편하게 둘러보세요.

· 카쿠코 매거진
이곳에서는 산문과 소설을 책으로 엮어 발행합니다. 여기에서 펴낸 책들은 존재의 가장 깊은 곳을 향해 걸어가며 적은 보고서와도 같습니다. 한 권의 책은 하나의 돋보기일 수 있습니다. 그 책을 통해 세상을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는 경우에 그렇습니다. 책 한 권을 통해 삶을 좀 더 깊이 보려고 하면 어떨까요. 삶의 중심부로 파고들수록, 사람은 새로운 안목을 가지게 됩니다. 그런 경험은 쉽게 잊히지 않는 데다가 사람을 의미 있게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당신 삶의 중심부로 갈수록, 당신은 무엇을 보고 듣고 맡고 만질 수 있을까요. 이 책을 당신 앞에 펼쳐 놓는 것, 당신이 그렇게 함으로써 당신 마음은 몇 뼘이나 움직일 수 있을까요. 우린 어디까지 함께 갈 수 있을까요. 어느만큼 함께 깊어질 수 있을까요. 우리와 삶은 얼마나 친해질 수 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삶 안에서 삶을 더 깊이 이해하고자 합니다. 각각의 의미는 다르겠지만, 이전보다 더 잘 살고자 그렇게 합니다. 카쿠코 매거진은 그 공부를 당신과 함께합니다.

· 블로그
https://brunch.co.kr/@parkdabin

번역자 소개 (번역서인 경우 입력해주세요.)

목차

영웅담 · 6
화학 공장 폭발 사고 · 12
성열의 유서 · 20
폴리가 대체 왜? · 27
그림 그리는 비버 깡패들 · 39
여러분은 어떤 불씨입니까 · 51
나는 사랑으로 기다림을 포장 못한다 · 73
부끄러운 줄 아세요 · 79
화폐가 있는 구역 · 94
차별 비용 · 107
아가미 · 116
길에 침 뱉는 사람 · 123
영웅이라는 모래성 · 129
연극 · 137
다음 생에는 그 세계로 와요 · 148

· 애독자 감사 페이백 이벤트

책을 몇 권씩 사는 것은 사실 지갑에 약간 부담이 됩니다.
그래서 저희는 카쿠코 매거진에서 발행하는 도서를
3권 이상 구입하신 독자님께
배송비를 보내 드리려고 합니다.
구입하신 책을 사진으로 찍어 SNS나 블로그 등에 올리신 뒤
게시물 링크와 독자님의 계좌 번호를
writerdbp@naver.com으로 보내 주시면
카쿠코 매거진에서 배송비를 보내 드립니다.

도서 정보

이번 호에는
세상 속 부조리에 관한 이야기들이
많이 실려 있습니다.
진화종인 동물형 인류들의 경험 세계를 다룬
우화도 여러 편 실려 있습니다.

《본문 미리 보기》

유서가 있었어. 성열이 책상 서랍에. 유서가 몇 장이나 있는 줄 알아? 열 두 장. 자기 괴롭힌 애들 여섯 명한테 한 장씩 쓰고, 자기 괴롭힘 당할 때 옆에서 웃고 있던 자기 반 애들 전부한테 두 장 쓰고, 자기 엄마한테 두 장 쓰고, 아빠한테 한 장 쓰고, 동생한테 한 장 쓰고. 성열이 그 날, 뛰어내린 날까지 학교에서 계속 괴롭힘 당했대. 자기 괴롭힌 애들한테 보내는 편지에 무슨 내용 적혀 있는 줄 아니? 내가 죽어서 너희들 악착같이 저주할 거다. 너희를 영원히 따라다니는 악마가 돼서, 너희가 죽을 때까지 너희를 저주하고, 너희가 죽고 나서는 내가 직접 너희를 죽여 버릴 거다. 천 번이고 만 번이고 죽여 버릴 거다. 너희가 생전에 나라에서 주는 벌을 받을지 안 받을지 모르지만, 나는 너희를 극형에 처할 것이다. 너희를 저주한다. 저주한다. 저주한다. 나를 죽인 것은 너희들이다. 너희들은 이미 나를 수 백 번 죽였다. 이제 내 차례다. 내가 너희들을 죽여 버릴 차례다. 서서히 죽여 주마. 하루하루 끔찍하게 죽여 주마. 나는 세상에서 가장 악한 악마가 돼서, 살아 있는 너희 눈에 똑똑히 보이는 귀신이 되어서, 너희를 순간순간 찔러 죽일 것이다. 너희 내장도 내 내장처럼 모조리 터뜨려 버릴 것이다. 민후야, 성열이가 그런 유서를 썼대. 성열이, 그 착해 빠진 애가(23-24p).

개선 의지가 없는 대상에게 주는 동정은 독약입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해요(48p).

“그러니까, 내가 당신 믿어도 된다는 소리예요?”
“내가 행동한 만큼은 믿어도 된다는 얘깁니다.”
(71p)

“누가 모른대? 그래도 그냥, 말이라도 그렇게 해 달라고. 없는 영원, 어차피 없는 거, 약속이라도 해 달라고. 있는 척 믿을 테니까.” 그렇게 말하며 나의 건조한 태도에 뜨거운 물을 끼얹던 사람이 있었다(76p).

내가 비참했던 순간만은 절대로 보여주고 싶지 않은 사람, 그런 사람이 가끔씩 생겨. 그 사람을 사랑해서 그런 건 아니고. 나보다 그 사람이 훨씬 더 비참해서도 아니고. 그냥, 그 사람도 비참해질 만큼 비참해져 있는 것 같을 때. 그래 봤던 것 같을 때. 그런 때 그래(116-117p).

물고기들한테는 아가미 달려 있잖아. 아가미로 물이 들어가면, 물속에 있는 산소가 아가미를 통해서 물고기한테 흡수돼. 물고기들은 그렇게 호흡해. 비참한 환경 속에 있는 사람들은, 아가미 같은 걸 하나씩 달고 다니는 것 같아. 그 숨 막히는 환경 속에서도 어떻게든 숨을 쉬고 살아가니까. 질식하지 않으니까. 보통 사람들하고는 다른 종류의 호흡 기관을 하나 더 갖고 있는 것처럼. 물론 그렇지 않은 채로 숨 막히는 환경에 살고 있는 사람도 있겠지. 종종 질식하는 사람도 있겠지. 근데 거기서 끝끝내 살아남은 사람들은, 살아남았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자기 환경에 지지 않고 살아간 사람들은, 그렇더라고. 자기 삶 속에서 어떻게든 숨을 잘 쉬고 살아가더라고. 명승 씨가 그래 보여. 그 사람한테는 크고 성능 좋은 아가미 같은 게 달려 있는 것 같아. 사람이 참 강하고 밝아. 가짜로 그러는 게 아닌 것 같아. 아주 많은 것들을 결국 뛰어넘어 버린 사람 같아. 물론, 가장 좋은 건, 명승 씨가 좀 더 좋은 환경에서 살아가는 거지(120-121p).

단순히 침이 뱉고 싶거나 목에 가래가 꼈다면, 휴지에 침을 뱉어 쓰레기통에 버리면 된다. 가까운 화장실에 가서 침을 처리하거나. 그게 그렇게 어려운 건가. 똥오줌도 가리는 사람들이 왜 침은 못 가릴까. 똥오줌처럼 침이 마려운 것도 아닌데(128p).

집단이라는 건 참 묘해요. 모여서 더 똑똑해질 때도 있지만, 모여서 더 멍청해질 때도 있으니까(135p).

나는 왜 영웅이라는 게 다 모래성 같을까. 그리고 마약 같을까(136p).

누군가가 싫다는 게 모든 짓을 해 버릴 수 있는 이유가 되는 사람들 얼굴 보며 사는 게 얼마나 괴로운 건지(146p).

사랑하는 일,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약점 잡혀서 인생의 귀한 부분을 빼앗겨 버리고 마는 비극을 다음 생에서는 절대 겪지 않을 거예요. 당신도 다음 생에는 그 세계로 와요. 와서, 나랑 만나요. 다시 만나(150p).

사랑해서 미안했어요. 너무 잔혹한 말이죠. 이런 말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존재할 수가 없는 데서 다음에 만나요, 우리. 어쩌면 그곳은 다음 생이 아닐 수도 있겠죠(15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