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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뺨 옆에서 달이 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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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시·에세이
작가박다빈
출판형태전자책
파일형태 PDF
파일크기1.81MB
출판사부크크
ISBN일반판매용
출판일2019.12.27
총 상품 금액 9,900

저자 소개

 
· 박다빈
좋은 기분, 균형감, 더 넓은 의식과 이해를
우리 내면에 뿌리 내리도록 돕는 이야기를 씁니다.
정답 대신 하나의 방향을 쓰고,
결과의 완벽 대신 마음의 충만감을 추구합니다.


· 카쿠코 매거진
카쿠코 매거진은 당신에게
쓸 만한 의미를 제공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우리는 친구, 가족과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책을 만들고자 합니다.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제각각의 삶이 가진 특별함입니다.
같이 고민하고 각자 일어서며
당신과 나란히 성장하고 싶습니다.


· 블로그
https://brunch.co.kr/@parkdabin
 

번역자 소개 (번역서인 경우 입력해주세요.)

목차

관계 봉합 ─ 8
무엇이 내 영혼을 자극하는가 ─ 12
친절의 경계선 ─ 17
속 편한 쪽 ─ 22
이별을 납득할 수 있는 시간 ─ 23
반전 ─ 26
기다림 ─ 29
유통기한 ─ 31
타인의 고통을 헤아리는 일 ─ 33
죽을힘을 다해 살라는 말 ─ 40
사람이 밑바닥을 쳤을 때 ─ 44
궁합이 잘 맞는 사람을 만나는 일 ─ 51
그때를 그리워하는 사람들 ─ 59
마음에 걸린 것이 사람일 때 ─ 64
마음의 유목 생활 ─ 72
어디까지 찌질해질 수 있는지 ─ 78
나이 먹은 게 느껴질 때 ─ 85
마음을 진열하듯 말하는 사람 ─ 92
감정이라는 빙하 ─ 97
맨밥 ─ 102
이것만 하면 ─ 104
터 ─ 105
알맹이 ─ 108
응원 ─ 109
마음 ─ 111
죽음이라는 불치병 ─ 112
좋은 대화와 동기 부여 ─ 113
마음의 보존 기한 ─ 121
내 마음은 어느 때 어떻게 열리는가 ─ 124
추억의 각색 ─ 129
“넌 나를 좋아하고 있어.” ─ 135
고민은 병이 아니다 ─ 143
우리가 헤어진 이유 ─ 150
분위기는 움직여 ─ 153
인공위성의 비행 각도를 조절하듯 ─ 159
늘 거기 있어 장소 같은 사람 ─ 166
모든 숨마다 완벽한 생의 의미가 있어 ─ 172
괜찮지 않을까 ─ 178
자문 ─ 180
“어쩌라고.”라는 말 ─ 182
한 사람이 내게로 다가오는 일 ─ 186
무게 ─ 192
아주아주 ─ 194
합의 ─ 196
특별 대우 아닌 특별 대우 ─ 198
영화 감독 지망생 ─ 203
차 ─ 214
당신 ─ 216
내일의 완벽은 영원히 없다 ─ 222
바보 ─ 224

도서 정보

본문 미리 보기

나는 당신 영혼의 손금이나 지문을 들여다보고 싶습니다. 되도록 자주요. 그것이 어떤 운명을 선택했는지, 무엇을 주로 매만지며 사는지 알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 번씩 당신에게 묻는 것입니다. 그냥 기쁜 거 말고, 놀랄 만큼 기쁜 때가 언제인지.

친절도 밥 같다. 남에게 주는 것도 좋지만, 나도 최소한은 먹어야 한다. 그래야 내가 산다. 내가 일단 살아 있어야, 내 친절도 꾸준히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내 에너지의 한계가 어디인지 분명히 확인하고, 일상생활 속에 적당한 경계선을 그어 놓고 살아야 한다. 그 경계선을 넘을 때마다 나는 과로하게 되고, 과로의 누적은 나의 붕괴를 초래하고, 붕괴된 나는 신경질적으로 변하거나 타인에게 이유 없이 분노할 수 있다. 일이 그렇게까지 돼 버리면, 나는 안 베푼 것만 못한 친절을 베푼 것이 된다. 좋은 걸 진짜 좋게 쓰려면, 나는 내 한계 안에서 움직여야 한다.

사람 사이의 궁합을 결정짓는 요인은 하나가 아닐 것입니다. 옛날 사람들은 사주팔자로만 궁합을 보았고, 그게 사람 사이 궁합의 전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누가 누구와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 하는 문제는 타고난 운수로만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일입니다.

정답을 누가 알까요. 생각의 자유가 있을 뿐입니다.

난로에서 멀어질수록, 난로에서 나오는 온기와도 멀어지죠. 추억에서 멀어지는 일도 그런 것 같습니다. 아무리 좋았던 추억이라 해도, 거기에 대한 감흥은 시간이 갈수록 경감되니까. 추억 하나 안고 살아가기에는 인생이 퍽 깁니다. 나는 하루마다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나에게서 자꾸만 멀어지는 난로에 계속 의지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나는 나를 위한 난로를 필요할 때마다 만드는 사람이었을까요. 대체로는 그런 사람이었을까요.

내가 그러면, 그 사람에 대한 내 그리움이 나에게서 저절로 떨어져 나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기분 좋은 혼자’가 되면, 그것이 나로부터 저절로 버려질 거라고 생각한 거예요.

막상 누군가를 작정하고 그리워해 보면, 그리움이 그리 절망적인 감정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됩니다. 그리고 내가 내 중심을 잡고 누군가를 그리워하면, 그 그리움 끝에 그 사람의 행복을 비는 마음이 어김없이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그리움을 보낼 때는 늘 ‘행복하세요.’ 하는 혼잣말을 마음으로 하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당신이 그걸 하데요. 부둥켜안기. 당신은 자기 찌질함을 완벽하게 사랑하진 못했지만, 그걸 싫어하진 않았어요. 가끔 창피하고 가끔 무안하긴 해도, 당신은 괜찮아했어요. 찌질했던 순간의 당신 자신도. 그것도 자기 인생의 일부라고 당신은 인정을 했어요. 그게 참, 부러웠습니다.

남들이 보기에 나라는 인간의 진전이 너무 보잘것없고 한심할 수도 있지만요. 비틀거리더라도 내가 한 발짝, 한 발짝 꾸준히 나아가는 존재라는 게 나에게는 너무 큰 위안이고 행복이며 일종의 원동력인 거예요. 남들 눈에는 내가 아직 새파란 철부지인 것 같아도, 내가 내 나이를 내 힘으로 차근차근 씹어 삼키고 있다는 게 나한테는 대단한 자긍이거든요. 그 미미한 자긍이 때로는 사람을 사지(死地)에서 건져 올리기도 하거든요.

수면 위로 드러나 있는 감정 빙산의 일각을 잘 살펴 주는 사람도 물론 고맙지만요. 힘이 되고 의지가 되지만요. 내가 오늘 드러내 놓은 감정이 무엇에 대한 내 감정의 전부일 수 없음을 알아주는 사람 앞에서 나는 번번이 치유를 받습니다. 다친 게 있는 줄도 몰랐는데, 아물어지는 내 마음을 봅니다.

누군가로부터 가벼운 호응과 독려를 받는 순간은 어떤 일의 마침표로 작용한다. 누가 잘했다고 얘기해 주고, 다른 일도 잘 될 거라고 믿어 주면, 비로소 안심이 되어서. 마음을 놓는 것이다, 마침내. 인생사, 전부 제각각 걷는 길이라지만, 한 번씩 찾아드는 자기 의심을 누군가와 함께 처리하는 것이 무책임하거나 얍삽한 방법인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마음은 잠들어 있고 몸만 움직이고 있을 때, 사람은 무언가를 따분해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사람의 재미는 어디에서 올까요. 사람이 자기 육체의 눈으로 보고 있는 것을 마음의 눈으로도 보고 있을 때, 재미가 동하는 것 같습니다. 재미가 동하면 마음이 들썩거립니다. 마음이 들썩거리면, 마음 깊숙한 데 들어 있던 열망이 마음 밖으로 굴러 떨어집니다. 그런 걸 보면, 사람을 진정으로 혁신시키는 것은 ‘단순히 교육적인 내용’이 아니라 ‘그 사람 마음을 단 한쪽만이라도 전복시킬 수 있을 만큼 흥미진진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일단 흥미가 생겨야 마음이 움직이고, 마음이 움직여야 몸도 움직이니까.

고집을 버리면 내 인생이 혼잡해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 반대였어요. 내 룰이 통하지 않는 곳에서는 내 룰을 버릴 줄 알아야, 인생이 좀 단순해지더라구요.

행복으로 가는 길은 쾌락으로 가득하지 않다는 걸 이제는 안다고. 간혹 가시에 찔리거나 발바닥이 부르터도, 나는 당신이 당신의 행복 쪽으로 치열하게 걷고 있다는 걸 알고 있고, 그래서 당신을 응원할 수 있다고. 당신의 고난 안에서도 나는 언제나 희망을 볼 수 있고, 그래서 당신이 당신의 고난을 극복해 내는 모든 순간을 응시할 수 있다고. 그 모두를 외면하지 않고 바라볼 수 있다고. 당신의 아픔이 내 아픔이긴 해도, 그 아픔 끝에 올 것이 무엇인지 아니까, 나는 당신의 아픔마저 응원할 수 있다고.

어떤 사랑은 그걸 둘러싸고 있는 껍데기가 깨져야만 볼 수 있는데, 문제는, 그 사랑을 담고 있는 관계가 깨져야 그 사랑의 껍데기도 깨지는 경우가 많다는 거야.

시간이라는 것은 ‘우리가 어디로 가야 행복해질 수 있는지.’에 관해 쌀알만큼의 관심도 기울이지 않는다. 시간은 인격체가 아니다. 시간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지만, 우리의 생사가 어떻게 되든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 전혀. 그래서 나는 내 시간이 내 길을 걷게 하지 않는다. 간혹 어떤 사건으로 인해 나사가 빠져 버리면, 시간의 강 위에서 부유하게 되긴 하지만. 대체로는 내 팔다리를 이리저리 움직여서 그 강을 헤엄쳐 가려고 한다. 방향성을 가지고. 목적지를 향하여. 내 시간은 몰라도 나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어디로 가야 행복할지.

믿기 힘들지만 너무 믿고 싶은 것들을 너한테 말해 줄게. 니가 내 얘기를 들어 주면, 왠지, 내가 그 말을 믿을 수 있을 거 같거든.

사람이 이쪽으로 들어올 때는 그가 단지 내 생활의 빈 공간으로 스며드는 것 같지만, 실제로 그는 내 생활의 구조물을 어찌어찌 개조하면서 자기 자리를 만든다. 그렇게 시작된 관계는 일종의 무게를 가지고, 그 하중은 서로의 마음 골격을 틀어 놓는다.

그것이 농담이라기엔 그 속에 담긴 진담의 농도가 너무 짙었고, 그것이 마냥 진담이라기엔 너무 조심성 있는 말이었다. 그리하여 그 말은 나에게 크게 와 닿았다. 부담스럽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게.

가장 하찮은 것이 가장 중요하게 보일 때마다 자신의 전원을 꺼 놓을 수 있는 방법을 당신은 아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