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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당신을 기다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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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시·에세이
작가박다빈
출판형태전자책
파일형태 PDF
파일크기2.87MB
출판사부크크
ISBN일반판매용
출판일2020.02.12
총 상품 금액 11,200

저자 소개

 
· 박다빈
좋은 기분, 균형감, 더 넓은 의식과 이해를
우리 내면에 뿌리 내리도록 돕는 이야기를 씁니다.
정답 대신 하나의 방향을 쓰고,
결과의 완벽 대신 마음의 충만감을 추구합니다.


· 카쿠코 매거진
카쿠코 매거진은 당신에게
쓸 만한 의미를 제공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우리는 친구, 가족과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책을 만들고자 합니다.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제각각의 삶이 가진 특별함입니다.
같이 고민하고 각자 일어서며
당신과 나란히 성장하고 싶습니다.


· 블로그
https://brunch.co.kr/@parkdabin
 

번역자 소개 (번역서인 경우 입력해주세요.)

목차


우리가 함께 노래를 부르려면 8
기억을 붙들어 놓고 싶어 13
침묵과 소란 23
변두리 인간 25
누군가의 어록 하나를 만드는 일 29
크나큰 안도 41
솎아 내기 시즌 45
야바위꾼과 바람잡이 51
모순이 아니다 59
절반의 진심만을 말하는 것 61
사람들을 직접 겪어야만 바르게 생겨나는 것 68
등대 같은 마음으로 77
서로의 정량을 살피는 일 82
특유의 작품 세계를 갖춘 작가들 91
의도를 의심 받을 때 내가 하는 일 101
손금과 운명 112
정의 118
침묵의 내용을 물어도 될까 119
혼잣말 132
도미노 일상 135
낌새를 잘 알아차릴 수 있는 사람들 143
처음 만난 사람과의 대화 153
누군가의 적막 속에서 소리를 듣는 일 163
무엇을 어디까지 모른 척할 수 있는지 177
타인의 무언가를 덩달아 하게 되는 이유 194
미역국을 먹다가 207
진실을 드러내는 다양한 방법들 209
동서남북 종이 모형 219
그 사람이 널 원해? 226
깨진 약속의 파편은 그대로 두고 238
사랑하지 않아도 연애할 수 있을까 246

도서 정보


본문 미리 보기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에 관해서 사람은 스스로를 강제할 수 없고, 기만할 수도 없다. 사랑하는 시늉, 사랑하지 않는 시늉은 할 수 있지만, 사람이 자기 내면을 제멋대로 개조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리하여 대상을 사랑할 때, 사람은 사랑보다 연약하다. 나는 사람이 사랑을 어쩌지 못한다는 우주 법칙을 사랑한다.

-잊어지는 게 많아진다고 해서 우리가 뭘 잃는 건가?

-한 편이라고 할 만한 사람이 없으니, 나는 모든 인간관계 앞에서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대충 봐 주는 사람이 없어서, 인간관계에 정확히 임하는 법을 스스로 익혀야 했다. 그것을 익힐 때는 (기댈 데가 없으니) 적잖이 버거웠는데, 다 익히고 나서는 후련했다. 누구한테 아쉬운 소리 안 하고 주체적으로 살 수 있는 사람이 된 게 좋기도 하였다.

-내가 가진 의욕이나 무력만으로는 내가 내 세계를 이렇게까지 확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 사랑은 언제나 초능력이겠다.

-누군가를 떠올리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생이다.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는 생이니. 어느 시절의 어느 길목에 설 때, 한 번씩, 나는 순순히 받아들인다. 내 사랑이 나에게 남길 수밖에 없는 것들을. 내 힘으로는 절대 버릴 수 없는 것들을. 대단한 결심도 체념도 없이, 불현듯 그것들을 받아들인다. 초침이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그저 움직이듯이. 자연이 섭리를 따르듯이.

-다른 건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고 하면서, 내 손가락 두어 개 꼭 쥐고 숨 고르는 사람을 앞에 두고 내가 무슨 잡생각을 하겠는지. 그곳이 이미 세상의 끝인데, 내가 어디로 뒷걸음질을 더 칠 수 있겠는지.

-마음만 치우고 집은 안 치워서도 안 되겠지만, 마음의 일을 다른 일로 착각하는 것에서 좀 놓여나야겠다는 다짐이 들었다.

-요약된 진심은 그 진심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담고 있지 않다. 조금도. 그래서 나는 누가 내 진심을 물을 때마다, 내 진심의 탄생 과정을 먼저 살핀다. 그 진심이 어떤 고민, 갈등, 망설임 따위를 거쳐서 태어났는지. 그런 뒤에, 나는 상대에게 무엇부터 말해 주면 좋을지 궁리해 본다. 내 진심의 탄생 과정을 먼저 얘기할지, 아니면 내 진심만 간단하게 얘기할지. 나는 상대의 상태를 고려해서 그 궁리의 답을 낸다.

-나는 솔직한 걸 좋아한다. 사람이 사람에게 솔직한 것. 그리고 솔직함을 지혜롭게 표현하는 일을 나는 잘해 내고 싶다. 그 얘기를 담는 그릇(말투, 태도)과 그 얘기를 내놓는 순서에 따라 똑같은 얘기도 천차만별의 결과를 낳으니까.

-내 마음 앞바다 사정이 좋지 못할 때는, 당신이 내 마음의 등대 불빛을 보고도 이쪽으로 다가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강풍이고 태풍이고 조금도 상관하지 않고 보고 싶은 사람 보러 가는 일에 목숨까지 거는 일이 사랑이라고 주절거리며 당신을 시험하지 않을 테니, 당신은 부디 안전한 항해를 하길 바란다. 밤에도, 낮에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그 관계를 인내하던 때의 나’와 ‘그 관계를 인내할 수 없는 때의 나’는 완벽하게 다른 인물이었다.

-간혹 “그래, 우리 이런 부분에서는 서로 조심하자.”라고 상대가 말했는데, 그것이 나에게는 부당한 요구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원만한 관계 유지를 위해 두 사람이 함께 어떤 노력을 하자는 얘기는 오히려 건강하고 건설적인 얘기라고 느꼈다. 그리고 나는 알고 있었다. 누군가가 그 노력을 멈추는 것이 그의 죄는 아니라는 것을. 온기가 다 빠져나간 마음으로는 상대에게 별다른 친절을 베풀 수 없고, 그것은 그의 악행이 아니다.

-글을 쓰는 일은, 생각과 감정이라는 캐릭터를 내 마음 속에서 이리저리 움직여 보며, 내 마음의 지도를 조금씩 밝혀 나가는 일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몸소 무언가를 느껴보고 몸소 무언가를 고민해 볼 때, 비로소 나는 어떤 것에 대한 내 나름의 가치관을 알게 됩니다. 내가 나라는 이유로 내 가치관과 세계관의 전부를 한꺼번에 파악할 수는 없습니다. 나는 내가 경험한 것들에 대한 내 견해만 겨우 알 뿐이에요. 내가 지금 내 가치관, 내 세계관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밝혀진 부분의 내 가치관과 세계관일 뿐입니다. 어떤 경험을 통해, 나는 생각지도 못한 내 가치관과 세계관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영혼은 운명 위에 있다. 주인이니까. (중략) 운명은 유능한 투수들을 수없이 앞세워, 나에게 상황이라는 공을 던진다. 그리고 그 운명을 감독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내 영혼이겠다.

-당신이 절대 가면 안 된다고 생각했던 곳에서 누군가는 당신을 기다려요.

-구멍 없는 인생이 어디 있어. 근데 그 구멍들 전부, 바닥이 없어요. 그래서 위험해요. 모든 구멍이 위험해. 제대로 빠지면 빠져 나오기가 힘드니까. 그러니까 자기 인생 두고 농담할 수 있는 넉살이 좀 필요하다, 이거예요. 다들 자기 결핍 안고 살아가는데, 내 결핍이 남들이 가진 결핍보다 대단할 리가 없어요. 난 그렇게 생각해요. 내 결핍이 왕좌에 앉으면, 나는 그것의 하인이 돼야 해…. 음, 그건 별로 좋은 결말이 아닌 거 같아서. 나는 내가 내 결핍을 부리는 쪽이 좋아요. 그걸 부리는 방법은 많겠지만, 나는 내 결핍을 원동력 삼는 과정이 좋아요. 뭔가 굳세게 이겨 내는 느낌이 들어서. 지지 않는다, 라는 체감이 와요. 그건 사실 쾌락에 가까운 쾌감이에요.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사교성을 경험하면서, 나는 ‘그냥 생겨 먹은 대로 살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붙임성이 좋은 것도 아니고, 말수가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지만, 나는 타인과 사귀는 것 자체에서 문제를 겪는 타입은 아니었는데 ‘이 정도면 괜찮은 것 같다.’ 싶어서. 대단한 수준의 사교성을 목표로 두는 게 과연 무엇을 위한 건가, 싶어서.

-단순한 사교성보다는 개인의 인간성이 좋은 인간관계 만들기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사교성이 남들보다 부족한 사람도 어쨌거나 자기만의 인간관계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그 네트워크가 폭넓지 않을 뿐이다. 오히려 그런 사람의 네트워크가 그렇지 않은 사람의 네트워크보다 훨씬 견고할 수도 있다. 폭은 폭이고, 밀도는 밀도고, 깊이는 깊이니까.

-누구에게나 무엇으로도 낡지 않는 신념이 있다.

-자신의 진실을 자신이 원하는 방식에 따라 표현하는 것도 인간의 기본권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반드시 존중받아야 하는 자유라고 생각하고.

-이별의 절반은 나에게 남는 거고, 그게 어쩔 수 없이 나에게 남는 거라면, 나는 그것의 테두리가 칼날처럼 날카롭지 않기를 바라니까.

-살점이 물러지도록 눈을 씻고 찾아 봐도, 너 말고는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 아무도 없었는데. 백 사람, 천 사람이 내 이름을 목청껏 불러도, 그게 니 목소리가 아니라면, 아무것도 음악처럼 들리지 않았어. 버릇이 인생이 된 것 같아. 너를 기다리는 건 가혹하면서도 즐거웠어. 아름다운 모순이었어.

-유성우(流星雨)처럼 제 안으로 우수수 떨어져 내리는 누군가의 눈빛을 볼 때가 있어요. 그리고 저는 그런 순간을 좋아해요. (그게 제 손 밖에 난 일이라) 당혹스러울 때도 있지만, 어쨌든 좋아요. 어떻게 그런 게 싫을 수가 있겠어요. 쏟아진 별 무리 때문에 마음속이 온통 환해지는데.

-사람한테 반한다는 게 그런 것이기도 하더라구요. 자기 원래 모습과 반(反)하는 인간이 되어 버리는 거. 그게 난감한데도, 사실은 싫지가 않은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