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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은 그 운명에 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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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소설
작가박다빈
출판형태전자책
파일형태 PDF
파일크기1.53MB
출판사부크크
ISBN979-11-372-0733-2
출판일2020.05.22
총 상품 금액 6,400

저자 소개

 
· 박다빈
사람 사는 이야기를 쓰고,
이야기집을 펴냅니다.
소외되어 있는 사람들,
헤매고 있는 사람들이 품고 있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다 같이 잘 살면 좋겠습니다.

· 카쿠코 매거진
카쿠코 매거진은 당신에게
쓸 만한 의미를 제공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우리는 친구, 가족과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책을 만들고자 합니다.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제각각의 삶이 가진 고유함입니다.
같이 고민하고 각자 일어서며
당신과 나란히 성장하고 싶습니다.
카쿠코 매거진에서 발행하는 모든 도서는
출판사 부크크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 블로그
https://brunch.co.kr/@parkdab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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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이 생은 나에게 무엇을 가르치려고 ─ 6
살아 있는 것들만 붙들고 살자고 ─ 18
내 연인의 전 연애 ─ 33
밀랍으로 만든 인형 같은 인간 ─ 47
본색을 보이는 사람들 ─ 62
새옹지마 ─ 78
내가 니 옆에서 뛸게 ─ 95
인간이야 ─ 110
정말로 내 말을 들어야 하는 사람 ─ 122
속까지 사람이고 싶었다 ─ 129

도서 정보


도서 내용 미리 보기

어렸을 때부터 나는, 나를 만나기 위해 자기 자신을 많이 꾸미는 사람들이 어려웠다. 지금도 어느 정도는 그렇다. 상대가 내 앞에서 온갖 격식들을 다 차리고, 자신의 몸을 끊임없이 단장하고 있으면, 그 사람과 내 관계가 외면뿐인 관계처럼 느껴지곤 한다. 누가 나에게 단정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자체는 좋았다. 나도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최소한은 단정한 모습을 보이고자 하였고. 그 일 자체가 너무 중요해지는 것이 좋지 않았을 뿐이다. 마치 그게 목적인 것처럼 된 만남이. ― 「살아 있는 것들만 붙들고 살자고」중

그 사람의 마음은 관계의 운명에 저지당하지 않았다. 그것에 지배당하지 않았고, 그것에 굴복하지도 않았다. 그것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그것에게 주권을 빼앗기지 않았다. 그 사람은 ‘모두가 언젠가는 헤어진다.’라는 운명 앞에 엎드려 있지 않았다. 그 운명이 다가오는 시간 속에서 뭐든지 열심히 했다. 그 사람은 그 운명에 겁먹지 않았다. 그 운명이 자기 사랑보다 중요하다고 여기지 않았다. 그리하여 그 사람은 그 운명에 지지 않았다. ― 「살아 있는 것들만 붙들고 살자고」중

나는 세진을 외면함으로써 세진에게 어떤 종류의 격렬한 감정을 표출하였다. ― 「내 연인의 전 연애」중

내가 뭘 모르겠어? 뭘 잊겠어? 내 뒤에서 떠도는 말들이 결국에는 내 귀로 다 들어왔는데. 이 세상에 비밀이 어디 있어. 비밀 없어. ― 「밀랍으로 만든 인형 같은 인간」중

너는 그냥 거기에 계속 있었는데, 사람들이 너를, 아니, 니 이미지 같은 걸 천국에다가 올려놨을 뿐이야. 니가 지옥으로 나가떨어지는 게 아니라고. 허상이 추락해 파괴되는 것뿐이야. ― 「밀랍으로 만든 인형 같은 인간」중

사람의 이중성 그 자체가 사람을 악하게 만드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사람이 자신의 이중성을 어떻게 다스리며 살아가느냐, 하는 거였다. 자기 안의 여러 부분들 가운데 무엇을 내세우며 살 것인지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 내가 정말로 두려워한 것은 인간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잘못된 선택이었다. ― 「본색을 보이는 사람들」중

나는 6년 전 주유소에서 승아를 만난 그 사람일까. 아니면, 그 사람 안의 누군가일까. 승아는 뭘까. 승아는 6년 전 주유소에서 내가 만난 그 사람일까. 아니면, 그 사람 안의 누군가일까. 누가 알까. 인간은 흔적을 남기지 않고 번데기를 벗는다. 나는 뭘까. 나비는 그 생에서 단 한 번 나비가 되지만, 인간은 자기가 원하는 만큼 새로운 인간이 될 수 있다. 지금의 나는 뭘까. 지금의 나는 몇 번째 나일까. ― 「본색을 보이는 사람들」중

그날, 재원을 제외한 모두가 교준을 깔보았다. 우리는 교준에게 추잡한 우월감을 쏟아내며, 우리 자신들의 열등감을 피처럼 토해냈다. 그땐 몰랐다. 우월감이 열등감의 뒷면이라는 사실을. 그 둘이 실은 한몸이라는 사실을. ― 「새옹지마」중

항상 뭔가를 이루고자 했던 사람. 남들이 같잖다며 아무리 비웃어도, 자신의 소망을 품고 어디로든 저벅저벅 걸어가는 사람. 기대나 설렘으로 아침을 열 수 있는 사람. 나는 다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내가 무엇을 회복시켜야 소원하는 마음이 되살아날지, 나는 알 수 없었다. 그 무지에서 벗어나려고, 최근 1년 간 집에서 놀고먹었다. 내가 그동안 너무 바쁘게 살아서, 내 마음이 탈진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는 동안, 나는 내가 오래 잊고 지냈던 이들을 만났다. 동창회 자리에서, 내가 주선한 모임 자리에서, 누군가가 주선한 모임 자리에서. 대개가 술자리였다. 아침에 만나도 다들 술부터 찾았다. ― 「인간이야」중

TV 프로그램이나 영화, 소설이 동성애와 관련된 것들을 보여줄 때마다, 나는 준희를 생각했다. 만약 준희가 정말 동성애자였다면. 아니면, 준희가 그냥 그런 스타일을 좋아하는 이성애자였다면. 나는 다양한 가정들을 해 보았다. 그 모든 가정들 속의 준희는 어김없이 소수자였다. 어쨌거나 평균 범위 밖에 있는 사람. 보통이라는 범위 안으로 들어오기 힘든 사람. 준희에 대한 내 생각은, 세상 모든 소수자들에 대한 생각으로 확장되곤 하였다. 나는 그들의 외로움을, 고통을, 억울함을, 분노를, 체념을 생각하였다. 그들이 자기 자신을 숨겨야만 했던 순간, 그들의 심장에 내리꽂힌 파도를 생각하였다. ‘나는 나 자신이 아니어야만, 누군가에게서 환영받을 수 있다.’라는 생각 또는 사실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 「인간이야」중

너 정도면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 해도 된다고 내가 말하자, 당신은 “싫어!” 하곤 웃었다. 우리가 아무리 친밀해져도, 허물어선 안 되는 벽이 있다고 하면서. 당신이 말했다. 두 사람 사이에 아무런 벽이 없다는 건 절대 축복이 아니라고. 서로에게 절대 전달되지 말아야 하는 것들을 막아 줄 벽이 두 사람 사이에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고. 이를테면 ‘최소한의 예의’라는 벽 따위가. ― 「정말로 내 말을 들어야 하는 사람」중

괴물이 될 가능성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선천적인 요인들이 후천적인 요인들을 만나, 사이코패스가 된 사람의 경우 같은)만이 괴물이 되는 건 아니니까. 자신의 사소한 결함들을 고치지 않고 방치하는 사람은 스스로를 괴물로 만든다. ― 「속까지 사람이고 싶었다」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