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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상첨루 (錦上添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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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소설 > 기타
작가장운 (薔雲)
출판형태전자책
파일형태 PDF
파일크기0.70MB
출판사부크크
ISBN 9791137236288
출판일2021.02.15
총 상품 금액 3,000

미리보기

기인의 얼굴에는 옅은 냉혹함이 있었다. 그는 더는 입을 열지 않은 채 휘검의 눈동자를 들여다보았다. 기인의 시선이 불편해서 더는 참을 수 없었던 휘검이 다시 입을 열었다.

“나는 언젠가 새로운 나라의 새로운 황제(皇帝)가 되려 한다. 내가 용상(龍床)에 오를 수 있겠느냐? 아니면 네가 재물을 받고 나를 도울 수 있을 것이냐?”

기인에 얼굴에 드리워진 냉혹함이 점점 짙어졌다.

“다른 사람들은 자식의 병을 고쳐달라거나, 악독하고 탐욕스러운 관리들을 벌해 달라 하기 위해서 본신을 찾아왔지. 허나 너는 부족한 것이 없는데도 네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 본신에게 왔구나. 물론 너와 같은 놈들도 없지는 않았다. 이 요(耀)를 세운 자도 그러했기에 홍수와 가뭄이 찾아오고 사람들이 죽어가는 것이다. 지금의 황제 또한 온몸에 종기가 돋아 누워있지. 모든 일에는 대가가 있으니 말이다.”

“묻는 말에 대답이나 하거라. 한 번만 더 쓸모없는 소리를 한다면…”

“결국 너는 황제가 되고 싶은 것이냐?”

어딘가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기인의 말에 휘검은 저도 모르게 잠시 멈추었다. 싸늘한 기인의 눈빛을 피하지 않으려 애쓰며 휘검은 다시 입을 열었다.

“나는 반드시 황제가 될 것이다.”

기인의 눈동자가 순간 사납고 무시무시하게 일렁였다.

“좋다. 이제부터 네가 용상에 앉게 될 때까지는 네가 바라는 모든 일이 이루어질 것이다. 앞으로 네가 세울 나라는 천년은 족히 이 땅에 자리잡을 것이고, 네 후손이 계속 용상에 앉을 것이다. 그러나 네가 용상에 앉은 뒤에는 너와 네 주변 사람들과 네 후손들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이제 본신은 더 할 말이 없으니 너는 네 거처로 돌아가 네 할 일이나 하거라.”

마치 저주와도 같은 기인의 말을 들은 휘검은 두려움을 애써 억누르며 몸을 일으켜 낡고 작은 방을 나섰다.

이 일이 있은지 십 년이 지나서 장선황월 휘검은 요(耀)의 병약한 황제와 황제의 혈육을 모두 죽이고 용상을 차지하여 나라의 이름을 화(華)로 하였다. 화국(華國)의 새로운 황제는 영화성 (榮華城) 의 경희각(敬喜閣)에서 즉위하고 이듬해의 연호를 화천(華天) 원년이라 하였으며, 황성(皇性)을 위진제관길(瑋辰齊瓘吉)로 바꾸어 황위에 오른 이만이 위진제관길씨가 되도록 국법(國法)으로 정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