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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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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시·에세이
작가김관호, 김완서, 김연주, 김효은, 배효정, 안정수, 율님, 임수정, 진수경
출판형태종이책
페이지수 234 Pages
인쇄컬러표지-컬러, 내지-흑백
판형 A5
출판사글ego
ISBN979-11-6666-018-4
출판일2021.03.22
총 상품 금액 13,500

저자 소개

김관호, 김완서, 김연주, 김효은, 배효정, 안정수, 율님, 임수정, 진수경

번역자 소개 (번역서인 경우 입력해주세요.)

목차

들어가며 · 4
임수정 _ 검은 고양이의 하루 · 9
김연주 _ 名不虛傳 (명언은 전해질 만한 까닭이 있다) · 31
율님 _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 · 69
김완서 _ ‘나’를 향하여 · 95
안정수 _ 겨울이 지나간 자리 · 123
진수경 _ 나의 가치를 디자인하라!! · 145
김효은 _ 라일락 · 163
배효정 _ 2021년까지 · 185
김관호 _ 용기 낸 자전거 한바퀴 · 209

도서 정보

나는 앉은뱅이 책상 밑에 다리를 포개 넣고 벽에 기대어 앉았다. 누군가는 책이 빽빽이 꽂힌 서재에서, 누군가는 해가 곧게 드는 창 옆에서 같은 공간에 접속했다. 카메라가 꺼진 까만 화면의 누군가들은 향이 진한 커피를 내렸을 테고, 무릎에 담요를 덮었을 테고, 침대 위에 엎드려 노트북을 펼쳤으리라. 설렘이 섞인 긴장 속에서 인사를 나누고, 쓰고 싶은 것을 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탐구했다.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이라고는 로그인에 사용된 이름과, 공기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는 온전한 목소리와, 모니터로 떠오르는 글자뿐. 표정과 옷차림과 손동작 따위의 비언어적 요소들이 모두 배제된 상황이었으므로 더 촘촘하게 생각을 엮고, 단어를 고르고, 손가락을 움직여서 하얀 화면으로 띄워 보냈다. 그렇게 사물이나 특정 상황에 따른 각자의 경험과 상상을 풀어내며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는 언어를 익혀 갔다. 주어와 서술어가 일치하는 문장을 만드는 것, 인물을 규정하고 판단하지 않는 것, 독자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것. 글의 조각은 만질수록 더 섬세하고 다채로워졌다. 아홉 개의 이야기 속에서 우리가 닿고자 했던 것은 그 순간과 장소에 대한 또는 기억과 사람에 대한 ‘머무름’이었다. 마음이 머물러 있던 어느 때와 자리에서 그리운 이들을 떠올렸고, 그들이 살고 있는 작은 세상을 만들었고, 비로소 나를 찾아냈다. 여정을 끝까지 함께한 모두에게 두 손 모아 존경을 보낸다. 만남의 시간은 길지 않았으나 넓고 깊었으며, 글로 전한 울림은 오래 남았다. 남은 삶의 어느 순간 내가 머무르는 자리에서 당신을 스치게 된다면 가벼운 눈짓으로 서로를, 알아차릴 수 있을 것만 같다.


- 공동저자 中 안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