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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마 잭 더 리퍼 연대기 2 | 단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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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야소설 > 추리/스릴러/미스터리
작가토머스 버크 외 | 정진영 엮고 옮김
출판형태종이책
페이지수 267 Pages
인쇄컬러표지-컬러, 내지-흑백
판형 46판
출판사바톤핑크
ISBN9791190974479
출판일2021.04.11
총 상품 금액 14,200

저자 소개

지은이 토머스 버크Thomas Burke, 1886~1945
영국의 작가. 1916년 영국 이스트엔드의 빈민가를 다룬 단편집 『라임하우스 나이트Limehouse Nights』를 출간하면서 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이 책은 H. G. 웰스 같은 저명 작가 및 평단의 극찬을 받았고, 찰리 채플린의 영화 「개의 삶A Dog's Life」에 영감을 주기도 했다. 버크는 런던의 차이나타운인 라임하우스에서 생활하면서 밑바닥 인생의 질곡을 소설과 논픽션에 담아내는 한편, 삶의 암울한 단면과 섬뜩함, 기괴함을 소재로 공포 단편들도 발표했다. 「할로 맨Hollow Man」, 「새The Bird」, 「자주색 신발The Purple Shoes」 같은 그의 초자연적이고 기이한 작품들은 공포 소설의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엮고 옮긴이 정진영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했다. 상상에서는 고딕 소설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와 잿빛의 종말론적 색채를 좋아하나 현실에서는 하루하루 장밋빛 꿈을 꾸면서 살고 있다. 고전 문학 특히 장르 문학에 관심이 많아서 기획과 번역을 통해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려고 노력 중이다.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무명작가와 작품을 재조명할 때 큰 보람을 느낀다. 스티븐 킹의 『그것』, 『러브크래프트 전집』, 『세계 호러 걸작선』, 『뱀파이어 걸작선』, 『펜타메로네』, 『좀비 연대기』 등을 번역했다.

번역자 소개 (번역서인 경우 입력해주세요.)

목차

들어가는 말
005
오터몰 씨의 손 | 토머스 버크
009
하숙인 | 마리 벨록 론디스
045
베일 벗은 미스터리 카드 | 클리블랜드 모펫
103
악마의 주문 | 흄 니스벳
135
밀랍 인형 | 앨프레드 맥클랜드 버레이지
149
불확실한 상속녀 | 이자크 디네센
173
알람벨 | 도널드 헨더슨
207
가장 위험한 게임 | 리처드 코넬
223

도서 정보

『연쇄살인마 잭 더 리퍼 연대기 2 단편집』은 1권의 팩트를 바탕으로 문학적 상상력이 가미된 또 다른 잭 더 리퍼의 모습을 담으려는 의도다.
잭 더 리퍼는 공포 영화의 단골 소재로 지금까지 스크린을 수놓고 있다. 영화뿐 아니라 문학, 만화, 뮤지컬(국내서도 성황리에 공연됐던)까지 잭 더 리퍼의 확장 범위는 넓다. 그러나 잭 더 리퍼가 연쇄살인범이라는 실체보다는 흥미 위주의 소비품으로 재생산되어 왔다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잭 더 리퍼에 대한 팩트와 허구를 함께 구성한 이 책을 통하여 잭 더 리퍼로 대변되는 범죄의 어두운 일면에 대해 조금은 다르게 접근해 볼 수 있었으면 한다.

「오터몰 씨의 손」
“이 시대 가장 뛰어난 범죄 단편” _엘러리 퀸
“범접할 수 없는 최고의 탐정 소설 중 하나" _존 딕슨 카

「하숙인」
“역대 가장 뛰어난 서스펜스 소설 중에 하나” - 《뉴욕 타임스》
“미스터리 애호가의 서가에 반드시 있을법한, 정말이지 잘 쓴 심리 서스펜스 소설” 《시카고 선-타임스》

「밀랍 인형」
"편집자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작품"- 도로시 L 세이어즈


<책 속에서>

와이브로 씨가 그의 기분을 상하게 해서가 아니었다. 그에게는 와이브로 씨를 미워할만한 그 어떤 이유도 없었다. 실제로도 거리를 오가면서 안면이 있을 뿐, 그가 와이브로 씨에 대해 아는 것도 없었다. 그런데도 그의 빈 세포를 점령한 힘에 끌려서 그는 우리가 음식점에서 딱히 차이가 없는 너덧 개의 테이블 중에 하나를 고르거나 여섯 개의 같은 사과가 담겨 있는 접시에서 하나를 골라내듯 와이브로 씨를 희생양으로 선택한 것이다. 마치 이 지구상의 어딘 가에 조물주가 태풍을 일으켜 500명은 죽이고 다른 500명은 감쪽같이 살려두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남자는 와이브로 씨를 골랐는데, 그의 일상적인 생활 반경 안에 나와 여러분이 포함되어 있었더라면 희생양이 우리 중에서 나왔을지도 모르겠다. 그는 파란 색감의 거리를 따라 자신의 크고 흰 두 손을 어루만지며 은밀하게 걸어오고 있었다. 그는 점점 더 와이브로 씨의 집 차 탁자와 가까워졌고, 와이브로 씨와는 더더욱 가까워지고 있었다. __「오터몰 씨의 손」

슬러스 씨가 하숙 첫날밤을 지내고 맞은 아침, 번팅 부인이 그를 위해 물건을 사러 간 사이, 그는 거실 벽에 걸려있는 그림과 사진 대부분을 앞이 안보이게 돌려놓았다. 슬러스 씨의 설명을 듣고 보니, 번팅 부인은 그런 기이한 행동에 놀라기보다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오래 전, 그녀가 젊은 시절에 겪었던 사건 하나를 떠오르게 했다. 그녀가 아직 엘렌 코트렐이었던 20년 전, 어느 노부인의 하녀로 일하던 때였다. 노부인이 애지중지하는 조카가 있었는데, 그 명랑하고 쾌활한 젊은 신사는 파리에서 동물화를 배우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여름 아침, 그는 벽에 걸려있던 그 유명한 랜시어 씨의 판화 여섯 점을 앞이 보이지 않게 돌려놓는, 무례한 짓을 저질렀다. 노부인이 무척 아끼는 그림들이었지만, 조카는 그저 “그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눈이 괴롭다”는 말로 자신의 기이한 행동을 설명했다.
슬러스 씨의 설명도 그와 비슷했다. 번팅 부인이 위층 거실에서 귀부인들의 초상화가 대부분인 그림들이 전부 얼굴을 벽 쪽으로 향하여 돌려져 있는 것을 발견했을 때, 그가 설명한 이유란 “여자들의 시선에 자꾸 신경이 쓰인다”가 전부였다.
슬러스 씨가 여자를 두려워하고 싫어한다는 것을 번팅 부인은 서서히 깨달았다. 그녀가 계단이나 층계참을 청소할 때면, 그가 큰소리로 읽는 성경 구절이 들려오고는 했다. 그가 골라서 읽는 구절들은 대부분 여자로서 듣고 있기에 고약한 것이었다. 오늘만 해도 그가 잠시 멈추어 귀를 기울이는 동안, 그는 위협하듯 섬뜩한 구절들을 읽어댔다. “낯선 여인은 좁은 함정이라. 그런 여인은 강도처럼 매복하여 사람들 사이에 사악한 자가 많아지게 하느니라.” 잠시 조용해지는가 싶더니 단조롭고 큰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의 집은 음부의 길이라 사망의 방으로 내려가느니라.” 번팅 부인은 참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__「하숙인」


그가 병원비를 낼 때 나는 그의 손바닥을 보게 되었다. 토성구(중지 아래쪽)에 두 개의 원에 에워싸여 있는 십자가가 또렷하게 드러나 있었다. 여기서 밝혀둘 점은 내가 살면서 오랜 시간 수상학을 지속적으로 또 열정적으로 공부해왔다는 것이다. 학위를 딴 후 아시아를 여행하는 동안,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지식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매혹적인 학문을 연구하기 위하여 몇 달을 보냈다. 모든 언어로 출간된 수상술 관련 책들을 섭렵했는데 이 분야에서 내가 갖춘 장서들은 아마도 완벽에 가깝지 않나 싶다. 지금까지 최소 1만 4천명의 손금을 봤고, 그 중에서 누군가의 흥미로운 사연도 접했다. 그런데 그런 손금을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아니 그 전에 딱 한번 있었는데, 그때의 공포가 얼마나 강렬했던지 나는 새삼 떠오른 그 기억에 몸서리를 치고 말았다.
나는 버웰의 침대에서 물러나 다시 경찰들에게 다가갔다. 사건의 내막을 알고 싶어서였다. 두세 시간 전에 워터 스트리트에서 엽기적으로 훼손된 여성의 시신 한 구가 발견되었다. 강변지대의 인구밀집지역에 있는 음침한 길 중에 한 곳이었다. 오전 2시경, 미국에서 발행되는 한 프랑스어 신문사에서 일을 마치고 돌아오던 인쇄공 몇 명이 고통스러운 비명을 듣고 서둘러 그쪽으로 달려갔다. 그들이 다가갔을 때 보도에 옹송그리고 있는 뭔가로부터 한 남자가 벌떡 일어서더니 전력을 다해 어둠 속으로 도망쳤다. __「베일 벗은 미스터리 카드」


나는 얼빠진 짓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가스램프 불빛이 약해진 침묵 속에 뭔가 있으며 방안이 그림자들로 꽉 채워진 느낌이 들었다. 내 옆에 고개를 숙인 가녀린 여자의 주변에서 뭔가 느껴졌는데, 나는 평생 처음으로 기묘하고 오싹한 공포에 전율했다.
상상력이 풍부하거나 미신적인 성향이 아님에도, 젊은 여자가 들어온 직후부터 차고 억센 손 하나가 내 심장을 뛰지 못하게 움켜잡은 느낌이 들었다. 청각도 예민해져서 조끼 안에서 째깍거리는 시계 소리가 마치 쿵쾅거리는 광물 분쇄기 소리처럼 들려왔다.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숨결 소리마저 증기선이 증기를 뿜는 것처럼 시끄러워서 신경이 곤두섰다.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어요. 저는 그저 자리에 앉아있었을 뿐이에요. 혼령과 접신한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알 수 없답니다.” 그녀의 말이 사실일까? 그녀의 짙은 눈동자가 진실해 보였으므로 나는 그녀를 의심하지 않았다. 그날 밤 숙소로 돌아왔을 때, 솔직히 말하면, 잠자리에 들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몹시 심란하고 초조해진 나는 다시는 심령 모임 따위에는 얼씬도 하지 않겠다고 맹세까지 한 뒤에야 옷을 벗고 서둘러 침대에 누웠다. 불경한 모임에 가는 일은 다시는 없을 터였다. __「악마의 주문」

어느덧 늙은 남자는 현재 에우렐리아 이모의 집에 살면서 집 밖을 나가는 일이 거의 없었다. 멜파머니의 눈에 비친 그는 앨버트에게는 그리 관심이 없는 듯 보였으나 에우렐리아 이모한테는 깊은 존경심과 배려심으로 대했다. 멜파머니는 그가 여성에 대해 높은 이상을 품은 진정한 기사도를 갖춘 남자라고 생각했다. “나는 영국이 여성의 지배를 받는 시대에 태어나고 자란 특권을 누렸지. 그때가 내 인생의 황금기였어.” 그는 이런 말을 하기도 했다.
그는 여러 가지 소소한 취미로 시간을 보냈다. 나비를 수집했고 새를 박제하는데 능했다. 바느질도 했고 십자수를 난롯가로 가져와서 하기도 했다. 그에게는 자신의 두 손을 찬찬히 응시하는 기묘하면서도 대수롭지 않은 버릇이 있었다. 그는 큰 재산을 상속받았고, 그 재산은 해가 갈수록 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앨버트가 그 재산을 상속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묘한 교리문답과도 같은 그 대화에서 마침내 멜파머니의 주의를 끄는 뭔가가 있었다. 그녀는 천천히 눈을 들어서 노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혹시 윌리엄스가 누구인지 아니? 2주 전에 두 가족을 모조리 죽여 버린 남자 말이다.”
“예, 들어본 것 같아요.” 멜파머니가 대답했다.
“존 리 그러니까 교수형도 시킬 수 없는 그자에 대해서도 아니?(존 리는 살인죄로 교수형에 처해졌지만 세 차례나 교수대에서 살아남은 것으로 유명해진 실존인물-옮긴이)”
“예, 들어본 것 같아요.” 멜파머니가 대답했다.
“그러면 잭 더 리퍼는?” 세네카 삼촌이 물었다.
“알아요.” 멜파머니가 대답했다.
세네카 삼촌이 갑자기 킥킥거리는 바람에 멜파머니가 그를 빤히 쳐다보았다. “미안하구나. 무례하게 굴 생각은 없었다. 네가 잭 더 리퍼를 안다고 하니까 재밌어서 그랬던 거야. 지금까지 아무도 모르고 있으니까.”
침묵이 흘렀다. __「불확실한 상속녀」